‘사람 빠졌다’ 외쳐…가평계곡 주민들이 기억하는 ‘그날’

“그날 밤에 아가씨같이 보이는 여리여리한 사람들이 ‘물에 사람이 빠져서 못 나와요’하며

건너편에서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제가 ‘빨리 가서 119를 부르라’고 외쳤어요.”

지난 4일 오후 경기 가평군 북면 도대리 용소폭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 씨는 약 3년 전

6월 여름밤을 이렇게 기억했다. 지난 7년간 매년 6~8월 펜션을 운영하며 피서객을 맞은

이씨에게도 물놀이 사고는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흔치 않은 기억이었다.

20년 가까이 인근에 거주한 한 주민도 그동안 계곡에서의ㅣ 사고는 한두 번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곳이 많이 외진 장소라 소방대원들이 도착하기까지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며

“작은 앰뷸런스 한 대가 사람을 싣고 떠나는 모습을 봤다”고 설명했다.

성수기가 되면 평일 낮에도 100여 명 가까지 인파가 몰리는 용소폭포 계곡은 수도권 내에서

찾기 어려운 다이빙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오래 산 주민들도 여름이면 젊은 피서객들이

깊은 물에 다이빙을 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곳이라고 입을 모아 설명했다.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 계곡을 둘러싼 산 주변이 짙은 암흠에 젖은 밤, 용소폭포 계곡물에

故윤상엽씨가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단순 변사사건으로 마무리될뻔한 사건은 유족의 지인 제보로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윤씨의 아내 이은해씨와 이씨의 내연남 조현수씨가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윤씨를

부추겨 다이빙하도록 한 뒤 제대로 구조하지 않고 살해한 것으로 보고 조사 도중 사라진

이들을 뒤쫓고 있다. 윤씨가 뛰어내린 ‘다이빙 스폿’인 폭포 물줄기 바로 아래는 수심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물에 검초록빛이 감돌았다.

계곡 곳곳엔 익사 사고가 발생한 위험 지역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계곡 바로 앞에는 주황색 튜브와 빨간색 구명조끼가 들어있는 인명구조함도

2개가 설치돼 있었지만 사고 당시엔 무용지물이었다. 밤에 폭포를 비추는 조명은

지난해 계곡 주변 정비사업을 완수한 이후에서야 설치됐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첫 검찰 조사를 마친 뒤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하다.

검찰은 소재나 사건 관련 단서를 알고 있다면 인천지검 주임 검사실이나 당직실로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